오늘 발표난 한예종 최종합격자 발표에서
 
영상원 영화과같은 경우엔 총 10명의 학생이 합격했다. (특별전형 1명, 전문사 1명 포함)  중간에 그만둔 학생은 빼고 마지막 면접까지 참석한 학생만 계산한 숫자다.
 
올해 영화과 전체 정원의 약 30% 정도가 우리 학원 출신이라는 말이다.
 
그밖의 모든 학과 학생들을 다 합치면 올해도 거뜬히 20명을 넘었다.
 
아마 중간에 스치고간 학생을 모두 포함시킨다면 훨씬 더 인원이 늘어나겠지만
 
그렇게하고 싶지 않다.
 
학생들이 학원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것은 학원의 역할이다. 혹시나 학생이 떠난다면, 그건 학원이 잘못했기 때문이다.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고 고쳐서 다음에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떠난 학생의 의사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 
 
 
 
 
 
나는 학생들을 사랑한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기준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내가 학생들을 사랑한다는 말은,
 
학생들을 책임지겠다는 말이다.
 
말뿐인 사랑은 원하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말을 학생들에게 하는건 쉬운 일이다.
 
그러나
 
나를 믿고 따라주는 학생들을 성공시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사랑이 없는 냉혈한 이란 소리를 들어도 좋지만,
 
나를 믿고 신뢰해 준 학생이
 
성공하지 못하는 것. 무언가를 얻지 못하는 것은
 
정말 견딜수가 없다.
 
 
 
나는 사랑많은 선생님이란 말을 듣기보다
 
선생님은 나를 성공시켜 주는 사람 이란 말을 간절히 듣고싶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열정 또한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고.
 
 
 
학생의 열정을 일으키기 위해선
 
선생의 열정이 몇배는 되어야 하고
 
 
 
학생에게 실기를 지도하기 위해선
 
선생은 실기적 실력이 학생을 압도해야 한다.
 
 
학생 한명을 합격시키기 위해선
 
선생이라면 확실한 합격에 대한 확신과 실력이 있어야 한다. 
 
분명한 방향과 방법과 통찰을 가지지 않고, 막연하게 지도한다는 것은 있을수가 없는 일이다.
 
 
 
내가 잘 할 수 없는 것을 학생에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그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매일 매일 만족할 수가 없다.
 
나도 영화과 박사과정을 진학했으며, 
나도 영화를 찍고, 나도 기회가 된다면 유학을 갈 것이다.
 
대학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싶고.
 
반드시 올해보다 내년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돈도 안주는 블로그를 왜 그렇게 열심히 쓸까?
 
홍보효과 때문에?
 
블로그가 홍보효과가 되는건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홍보를 생각하고 블로그를 쓰는게 아니라
 
무언가 다른 목표를 가지고 블로그를 쓰는데 결과적으로 블로그가 영향력이 생기는 것이다.
 
그 목표는
 
바로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 학원원장으로 늙어죽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 꾸준히 글을 쓰면서, 나도 무언가를 창작하고, 매일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하면서
 
그래서 학원원장이란 현재에 고립되지 않고
 
썩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다.
 
홍보효과가 필요했다면 업체에 맡기고 돈 몇푼주면 되지, 그렇게 정성껏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보라. 돈 때문에 그런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을. 그런 인생이라면 참으로 초라해 견딜수가 없을 것 같다.
 
 
 
나는 내 단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학생케어, 인격적인 연약함, 너무 목표지향적이라 상처를 주는 것, 또 수시나 입시의 다양한 전형에 대한 포괄적 이해도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팀으로 움직인다.
 
올해 한예종 입시를 끝내면서
 
최고의 수확은
 
학생이 몇 명 더 붙었다는게 아니다.
 
 
첫번째 수확은, 합격생들을 볼 때,  우리 학원을 오래 다닌 학생들이 결과적으로 합격했다는 것이 큰 수확이고,
 
두번째는, 팀 플레이가 정말 멋지게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내가 입시를 총괄하고
 
지혜선생님이 글쓰기와 학생케어를
 
그리고 지선선생님이 복잡/ 다양한 입시전형을 정확하게 가이드해주고, 또 학생들을 강한 카리스마로 훈육하고
 
마지막으로 현욱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예술적 본질로 감싸 안아준다.
 
이렇게 4명 선생님들의 팀플레이가 너무 좋았고
 
결과적으로 우리 학생들이 막판에 저력을 보여주었다.
 
막판에 놀라운 집중력으로, 글쓰기의 부족함을 면접에서 뒤집거나 등등 마지막까지 집중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고맙고 멋지다. 그리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언어 선생님들의 역할도 컷다. 언어 100% 인 극작과 같은 경우엔 1차합격만 7명이상 나왔으니 언어 선생님의 실력이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확실한 팀 플레이가 자리잡았다는게 올해의 가장 멋진 수확이다.
 
 
 
올해 한예종 입시의 전반적인 경향은
 
한마지로 '삶 = 예술'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영화과 1차에서부터
 
논술이 아닌 관찰과 묘사형 문제로 나와서
 
삶에 대한 디테일한 관찰이 부족한 학생들,
 
영화를 하나의 관념으로 무언가 공상적인 걸로 생각하는 피상적인 경향의 학생들은
 
1차성적이 매우 탁월해도 글쓰기에서 탈락하는 일들이 속출했다.
 
 
그리고 2차에서 역시
 
영화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작은 거지만
 
충실하고
 
소중하게 가꾼 학생들.
 
삶의 경험과 예술적 충동이 이원화되지 않은
 
삶 = 예술인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애를 쓴 흔적이 보였다.
 
 
마치 교수들이 학생들을 향해 이렇게 선포하는 것처럼 들렸다.
 
 
삶이 유리된 예술은 존재할 수 없으며
 
삶을 통하지 않은 예술가도 존재할 수가 없다. 이 놈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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